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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여행, 맛집 이야기

법정스님의 향기를 찾아서

  시작하기 전에.....


지난 3월 12일, 1박 2일 일정으로 송광사를 찾았다.
그러나 법정스님 다비식 참석이 목적이었음으로 송광사를 구석구석 둘러보지 못했다.
그러나 만물이 생동하는 봄날 다시 찾기로 맘 먹은 바 있었다.
장엄함과 아름다움에 꽃이 피고 새싹이 돋아나는 봄날이 적합할 것 같았다.
송광사에서 조계산을 넘어 아도화상이 창건 했다는 선암사는 당일 코스로 트래킹 하기에 알맞을 것 같았다.
더구나 법정스님께서 17년간 머무신 불일암이 존재하는 것 만으로도 여행길을 떠나기에 충분했다.

당초 3박 4일 일정이었으나  1박을 추가하여 4박 5일 일정이 되었다.
1박 연장한 이유는 화개 벚꽃십리길의 야경 때문이었다.

여정을 정리하면
1일차 서울 - 순천 - 불일암 - 송광사 - 조계산 - 선암사 - 순천 - 구례읍 이동 숙박
2일차 구례읍 - 산동면 산수유마을 - 구례 - 버스편으로 하동으로 이동하여 숙박
3일차 하동읍 하동송림 - 걸어서 섬진강길 따라 북상 - 평사리 - 화개장터 도착 숙박
4일차 화개장터 - 쌍계사 - 화개장터 - 자전거로 구례방면 섬진강변 일부 답사 - 화개 벚꽃십리길 야경 - 화개장터 숙박
5일차 화개장터 - 구례, 순천 버스 이동 - 낙안읍성 - 순천 - 18:30발 KAL편 귀가

집에 돌아와 살펴보니 무려 1,340장의 사진을 찍었다.
디카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과거 여행하며 메모하던 습관도 요즘은 메모목적으로 사진을 찍기도 한다.
놓치고 싶은 않은 곳은 밀고, 당기고, 위치를 바꾸며 여러장 촬영하는 경우도 있다.
새삼 장가가던 날 카메라맨이 필름 1통을 분실해 버린 대형사건이 기억난다.
보존할 사진을 추려낼려니 아득한 생각이 든다.

포스팅도 대략 잡아보니 10여 편으로 나누어야 할 것 같다.

  *   *   *

 

드디어 4월 2일(금) 아침 KAL 편으로 순천공항을 거쳐 11시 송광사 입구에 도착했다.
법정스님 책 두 권도 배낭에 챙겼다.
공항으로 가던 지하철에서 부터 스님의 책 "아름다운 마무리"를 읽으며 스님 만나러 가는 기분에 설레인다.

계곡에 고개내민 진달래꽃이 아니면 20일 만에 다시찾은 송광사 계곡은 그때나 다름이 없다.
다만 어제까지 이곳도 많은 비가 내려 계곡물이 많아지고 흐르는 물소리가 우렁차다.
송광사로 오르는 길도 촉촉하다.
나의 여행을 반겨주는듯 하늘도 무척 쾌청했다.


 

송광사로 오르는 길, 계곡에 진달래가 홀로 고개를 내밀고 나를 반겨주고 있다.

 

 

송광사에 오르는 길은 편백나무와 대나무가 어우러졌다.
땅도 촉촉하여 걷기에 편하다.
바람소리가 귓가에 스친다. 아직 쌀쌀하다.

 

 

송광사에 다다르기 전 불일암에 오르는 팻말이다.

 

 

불일암으로 오르는 좁은 산길에 진달래가 간간이 나그네를 맞이한다.

 

 

광원암과 갈라지는 길목에 불임암을 알려주는 팻말이 특이하다.
연꽃은 법정스님이 좋아하시는 꽃이다.
꽃말을 찾아보니 청결함을 상징하다고 한다.
청결한 자 만이 들어 올 수 있다는 뜻인가?  청결한 마음을 가지고 들어오라는 뜻인가?
나는 마음을 항상 청결히 하라는 스님의 가르침으로 해석하련다.

 

 

팻말을 지나 20여M 올라가니 대나무숲이 바람결에 춤을 추며 나를 맞이한다.
잠시 걸음을 멈추고 가쁜 숨을 몰아쉰다.

 

 

대나무 숲을 벗어나니 바로 불일암 죽문이다.
조심스레 밀고 들어섰다.

 


대나무가 서로 마주잡고 그 사이로 불일암이 보인다.

 

 

불일암에 다다랐다.
신자들이 모여앉아 기도하고 있다.

 

 

돌아보니 대나무로 만든 헛간이 보인다.
해우소인줄 알았다.
슬며시 들여다 보니 샤워장이나 세탁장이  아닌가 싶다.
바로 앞에 우물이 있고 내부 바닥은 평판이다.

 

 

건너편에 별채가 보인다.

 

 

암자에 올라섰다.
신도 여러분에게 방해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움직였다.

 

 

암자에서 바라 본 조계산 자락.
암자를 나가면 송광사이고 저 산을 넘으면 선암사 이다.
곧 내가 넘어야 할 산이다.

 

 

처마 밑에 편액이 걸려있다.
법정스님이 옛적에 걸어둔 것일까?

 

 

암자 우측으로는 나무의자가 있다.
그리고 난꽃 몇송이가 활짝 피어있다.
법정스님을 위해 기도하는 신도들에 방해될까 싶어 땀도 식힐겸
배낭을 내려놓고 그 의자에 걸터앉았다.
물 한 모금 마셨다.
그리고 휴대한 법정스님 책을 다시 펼쳤다.
아마 스님도 한여름 때약볓이 강할 때는 이곳 나무그늘 아래서 책을 읽으며 종종 휴식을 취했을성 싶다.

 

 

암자 좌측에는 자그마한 석탑이 있다.

 

 

석탑에서 바라 본 암자

 

 

신도들이 물러 난 후 전면에서 바라 본 암자
나도 예를 갖추었다.

 


향불탁자 아래에는 암자를 찾는 이를 위해 법정스님의 말씀이 새겨진
책갈피가 놓여있다.
1가지씩 챙겼다.


 

암자의 땔감이 가지런히 쌓여있다.
그 아래 난초 몇 송이가 자태를 뽐낸다.

 

 

암자 부뚜막도 요리저리 들여다 보았다.

 

 

암자 앞에는 사진으로 익히 봐 온 스님의 의자가 놓여있다.
겨울철 햇빛이 간절할 때 스님이 머문 의자 렸다.

 

 

불일암의 구석구석을 살폈다.
하나도 놓치고 싶지 않았다.

 

 

암자 뒤켠에도 나무의자가 놓여있다.
손님과 마주한 의자일까? 낡아서 버려둔 의자일까?

 

 

장독대

 

 

대나숲에 가려진 해우소

 

 

우물

 

 

해우소앞 기와 위로 다람쥐가 노닌다.
카메라를 들이 대었다.
죄 지은 분은 아마 보이지 않을 것 같다. ^^

 

 

스님의 텃밭.

 

 

아쉬움에 다시 한 번 돌아보며 불일암을 떠난다.

 


이 길은 송광사로 가는 또 다른 오솔길
이 길로 송광사로 향했다.
스님도 이 길을 따라 송광사를 오가며 산책도 즐겼을 길인것 같다.

       

계속....또다른 발견, 송광사 여행

황소생각의 하늘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