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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삶, 나의 생각

120% 마마보이, 누구의 책임인가?


지난 2월 26일은 5주간의 기본군사훈련을 받은 62기 공군사관학교 예비생도들의 입학식이 있던 날이다.

사관생도의 예복을 갖추고 선배생도의 호위 속에 부모님을 향해 사열, 분열하는 멋지고 늠름한 모습을 상상하면 흐믓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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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만에 그리던 부모님을 만나고 보면 울지 않는 생도가 없다.
콧물, 눈물 범벅이 되는 경우도 보았다. 입학신고를 받을 때 울지 않는 어머님이 한 분도 없다.

금년, 영광스러운 공사 62기 입학식의 주인공은 160명 이다.

그들은 남자 21:1의 경쟁속에 159명 , 여자 45.4:1의 경쟁 속에 16명, 도합 175명이 선발 되었으나 5주간의 기본군사훈련 기간중에 여자 2명을 포함해 15명이 탈락했다.

(62기 공사 합격자 175명중 15명이 탈락하고 160명이 자랑스런 사관생도가 되었다.)


모두 일반 대학 선발과정과는 다른 1차시험, 엄격한 신체검사, 체력검사, 3단계 심층면접시험과 수능성적 2등급 이상의 우수한 젊은이 들 이다.  아마 엄격하고 까다로운 신체검사가 아니라면 수능 2등급으로는 어려울 것으로 생각된다.

적어도 외형적으로 여러 자료를 두고 보면 분명히 우수한 젊은이 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군사훈련 과정에서 탈락하는 그들을 생각하면 분노가 치민다.

탈락하는 자 들을 보면 2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타대학과 복수합격후 군사훈련에 입과는 하였으나 미래 진로의 갈등으로 포기하는 경우와 변화된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탈락하는 경우이다. 먼저, 진로갈등으로 포기하는 경우는 첫째 주에서 둘째 주 초반에 포기한다. 이 시기가 타대학 등록여부를 결심해야 하는 때이다. 때문에 공사에서는 합격자 전원에게 서약을 받지만 불이행에 따른 처벌규정이 없다.

미래 진로를 두고 고심하는 자 들을 한편 이해할 수 있다. 
문제는 예비합격자들에게 돌아갈 기회를 빼앗는 다는 점이다.
군사훈련 입교 마감 직전에 나에게 호소하는 학생들이 매년 발생하고 있다. 예비순번을 받아들고 초초하게 기다리는 학생들이다.
불과 10여일 만에 변심하고 말 것을 입교하여 대여섯 명의 젊은 이의 꿈을 앗아가 버린 것이다.

내가 알고 있는 3명의 예비합격자가 긴 고민 끝에 다시 재수하여 도전하겠다는 소식에 격려를 보내면서 마음 속으로 저들에게 욕을 해 주었다.

(군사훈련에 입과하는 5주중 첫날)
 
(입소 첫날 머리를 자르고 있는 예비생도)

다음은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퇴교조치 되는 경우이다.
이들도 대기자의 기회를 앗아버리기는 마찬가지 이지만 더욱 분노케 하는 것은 변화된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탈락하는 경우이다.  공사에서도 이 문제를 상당히 고심하는 것 같다. 금년에 논술 평가를 제외하고 면접 방법과 점수비중을 높인 배경으로 추측된다.
그러나 어김없이 같은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학교에서는 최종 퇴교를 결정하기 전 그들의 부모님과 상담하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면 자식 앞에 강한 모습으로 대처하라고 당부 드린다.
자식을 설득할 자신이 없으면 훈련중인 자녀를 만나지 말라고 권유한다.
자식을 강하게 키워야 한다고 말씀드린다.
자식에게 이기는 부모는 거의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금년의 사례이다.

기본군사훈련에 아들을 떠나보낸 어머님은 기쁨으로 가득찬 목소리였다.
아버님은 주변에 자랑하고 다닌다고 했다.
대부분의 부모님은 훈련 입과후 부터 애절함, 초조함, 그리움으로 눈물짓는 분들이 많다.

그러나 이 분들은 3년간 아들 뒷바라지에 홀가분한 심정으로 해외여행도 다녀왔다.

오로지 공사만을 목표로 공부했던 학생이다. 타 대학에 원서도 접수하지 않은 학생이다.

그러나 2주째 초반 어머님의 다급한 전화를 받았다.

이미 아버님이 학교로부터 연락을 받고 출발했다고 한다,
상황을 짚어보니 120% 마마보이 였다.
새벽 6시에 기상하여 10시에 취침까지 짜여진 생활을 견디지 못했다.
학교에서 연락하는 경우는 최종 결심 단계이다.

퇴교후 나에게 다시 연락이 왔다.
내년에  항공대로 진학하여 조종사가 되겠다고 한다.
다른 진로를 찾아 보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했다.
우리나라에서 민항기 조종사가 되는 과정이 현재로는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KAL은 과거 자체 양성하던 것을 중단한 상태이고, 아시아나가 준비하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지켜봐야 할 일이다.
건교부에서도 적자 공항을 이용하여 비행사 양성을 위한 검토를 하고 있는 줄 알지만 역시 지켜봐야 할 일이다.
현재는 민항기 취업을 위한 비행경력 때문에 일반대학 출신도 모두 군 조종사를 거쳐 민항기로 진출한다.
다시말해 군생활을 다시 하여야 한다.

 작년에 유사한 사례가 있다.
그 생도 역시 제발로 공사를 선택하여 진학했던 생도이다.
상황을 알려 온 부모님께 같은 주문을 했다.
잠시 흔들린 생도에게 부친은 냉정하게 대응했다.
1년뒤 전체 2등이라는 성적을 내고 62기 입학식 단상에서 표창을 받았다.


공사에서는 훈련기간중 대령급을 책임자로 하여 장교 약 15장교, 4학년 선배생도 약 60명이 훈련생도에게 밀착하여 생활지도와 훈련지도를 담당한다. 그리고 학교의 모든 조직이 예비생도 175명의 교육, 훈련체계 지원에 들어간다. 부족한 것 하나도 빠짐없이 챙기며, 돌보며 때론 강하게, 때론 유연하게 지도한다.

훈련환경도 신병훈련소인 논산훈련소 보다 월등히 좋다.

대부분 조종사 양성이 목표인지라 받아야 할 특수 군사훈련은 재학중에 받는다.
5주는 논산훈련소와 같은 기본적인 군사훈련일 뿐이다.
대한민국 건강한 남성이라면 모두 받아야  하는 기초훈련일 뿐이다.  요즈음은 각 군에 여성지원자도 같은  훈련을 받는다.
그들의 훈련상황을 보면 훈련강도가 약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과거 나도 군에 다녀왔고 두 아들 모두 군에 복무했고 두째는 군인신분 이다.

그러나 학교는 군의 특수한 전통과 시대적인 변화를 반영하여 조화 속에 훈련성과를 목표로 하고 있었고 실제 아들의 54기 훈련당시와 62기는 많은 변화가 있음을 잘 알고 있다. 공사는 문, 무와 지, 덕, 체를 겸비한 장교를 양성하기 위한 교육체계이다.
 
숙소도 4인 2실 (침실1, 생활실1)이다. 과거엔 2인 1실 이었으나 동기간에 의지가 되고 휴식에 방해되지 않도록 고려한 것이다.

어쨓튼 사회현상을 반영하여 학교의 변화는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탈락하는 숫자는 증가하는 추세이다.
마마보이로 기른 결과이다.

(훈련 5주차 완전군장 도로행군중 전투식량으로 점심식사중인 62기 예비생도들)


(훈련 5주차 완전군장 산악행군 하는 62기 예비생도,머리 자르던 첫날과 달라진 모습을 느낄 수 있다.)


이와 유사한 사회적인 문제 몇 가지를 함께 생각해 보자.
청소년의 왕따문제와 졸업식장에서의 "알몸 뒤풀이"와 군에서의 자살과 같은 문제들이다.
며칠 전 컴퓨터 게임에 빠져 어린자녀를 굶겨 죽인 젊은 부부의 사례도 생각해 보자.

이러한 문제에 대하여 전문가들 사이에 많은 진단과 연구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그러한 연구가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한다고 생각된다.
이유는 그들을 낳고 기른 부모님들이 적극적으로 고민하고 행동에 옮기지 않는 한 해결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 자식을 낳아 기르고 사회에 보낸 같은 부모입장에서 경험적인 생각이다.
문제가 이슈화 될 때 마다 자기 자식을 떠받들기만 하고 문제점은 기피하며 발생하는 문제를 사회적인 문제로 치부해 버리는 경향이 대부분이다.  교육당국 탓만 한다.

부모는 자식교육의 1차적인 책임자요 스승이다.

윤리, 도덕, 가치관, 책임의식, 사회적응능력, 성격형성 등은 부모가 책임질 일이다. 성품은 부모님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어느 부모치고 자식사랑하지 않는 부모는 없다.
문제는 방법이다.

부모로서의 책임은 회기하고, 소홀하여 나타나는 문제를 학교 탓, 사회 탓으로 돌린다.

즉 남탓으로 돌린다.

학교 선생님은 2차적인 문제이다. 지식을 전수하는게 선생님의 가장 큰 역할이다.

선생님도 물론 도덕적, 윤리적인 교육은 담당한다.
그러나 그분들은 보편적인 교육을 담당할 수 밖에 없다. 세밀한 관찰, 지도는 부모님 몫이다. 따라서 부모님은 선생님을 존경하며 의사소통을 해야한다.
그런데 문제 생기면 선생님 탓으로 돌리고 심하면 선생님께 폭력도 불사한다.

학교교육 문제는 영원한 모범답안이 없다.

자녀 낳고 기른 나 역시 교육개혁문제, 교육현장 문제에 항상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았다.
결론은 영원한 해결책이 없다는 점이다.
어떤 정책을 내놓아도 내자식을 위해 묘수를 짜내고 피해가는 것이 부모들의 행태이다.
모든 부모가 자기자식만은 명문대 진학하기를 바라는데 어떤 제도로 해결하겠는가?

학교교육의 역할이 있고 부모교육의 역할이 있다.

그러나 부모로서 자녀교육은 소홀히 하고 학교와 사회에 요구만 한다.

학원 많이 보내고,

먹고 싶은 것 다 먹이고,
입히고 싶은 것 다 입히고,
원하는 용돈 쥐어주고,
원하는 것 다 사주고 하는 역할만이 부모의 역할이 아니다.
자식을 이끌어야 할 책임감은 없고 항상 자식에게 끌려 다닌다.

PC를 사주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PC와 인터넷은 필수품이다.
그러나 인터넷이 안고 있는 문제점도 심각하다.
자녀에게 마련해 주되 부모는 문제점을 인식하고 관리하여야 한다.

흔히 듣는 이야기가 있다.

아이들은 초등학교 고학년만 되어도 함께 가족여행을 기피한다.
아이들이 원하는 대로 들어주는 것이 요즘 부모들이다.

가족여행은 공동체적 생활을 익히는 기초과정이다.

부모와 대화할 수 있는 귀중한 학습시간이다.
함께 캠핑하며 아이들의 성격을 파악하고, 능력을 파악하고, 위기 대처 능력을 키워주고 미래를 위한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다.
따라서 성장기 자녀는 반드시 가족동반여행을 하여야 한다.
아이들 뜻대로가 올바른 교육이 아니다.

용돈을 주되 관리하여야 한다.

씀씀이를 확인하고 올바른 소비생활과 절제능력을 키워줘야 한다.

원하는 장남감을 사 줄 때도 원할 때 바로 사주는 것이 아니라 조를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물건의 소중함을 기를 수 있도록 간절히 원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아이들 싸움이 부모간에 싸움으로 확대되는 경우도 많이 보았다.

아이들 싸움에 부모가 나서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뒤에서 지켜보고 스스로 해결능력을 키워줘야 한다.

핵가족 시대가 된지 오래이다.

핵가족 시대는 공동의식을 배울 기회가 없다. 이기적인 생각으로 흐르고 만다.
가족으로서의 공동의식과 학교의 공동의식은 구별되어 진다.
따라서 부모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때론 친구가 되기도 하여야 한다. 그러나 엄격해야 한다.
엄마와 아빠가 역할 분담을 잘해야 한다.

이웃 자녀도 예뻐해 주어야 한다.

부족한 형제자리를 이웃자녀와 함께 어울리도록 환경을 만들어주어 사회성을 키워주어야 한다.

짚고 넘어가고 싶은 문제가 한 둘이 아니다.

아이들 원하는 대로 또는 부모가 앞서서 챙겨주고, 보살펴 주니 스스로 대처할 능력이 없다.
생각할 능력이 없다.
스스로 해결할 능력이 없다.

윤리성, 도덕성이 무너져 내린다.

극복하지 못하고 자살한다.
자제력이 없어 자식도 굶겨 죽인다.
컴퓨터 게임의 폭력성에 길들여져 현실화 되고 만다.

이제는 대학의 교수에게 까지 자녀성적 문제를 따진다니 할 말이 없다.

마마보이가 되고 말았다.

120% 마마보이가 되고 말았다.
마마보이! 누구의 책임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