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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여행, 맛집 이야기

다시찾은 쌍계사

(2010 남도여행 9)

내가 처음 쌍계사를 찾은 것은 1989년경으로 기억된다. 실로 긴 세월이다.

아내가 운전면허를 취득한 시기가 88년 인천에 근무할 때이고,  그후 한적한 곳에서 간혹 아내에게 운전을 해보도록 했는데 쌍계사 주차장에서 펑크낸 기억이 생생하기 때문이다.  당시 쌍계사 앞은 상가도 별로 없었고 무척 한산했다.  텅빈 넓은 주차장에서 운전하다가 보도턱을 들이받아 차가 주저않고 말았다.

예비 타이어로 갈아끼우고 나오던 길 어디선가 펑크 때우고 차량점검을 받았지만 서울로 돌아와 타이어를 보니  편마모가 심한 것이 발견되어 정비소에서 확인하니 휠이 휘어 나타난 현상이었다.  새삼, 아내가 운전을 숙달하는데는 이외에도 남의 차 문짝 두번을 수리해 주어야 했던 기억이 난다.  비싼 댓가를 치렀다.


그러나 오늘 다시찾은 쌍계사의 과거기억은 희미하고 주변이 무척 변했고 절의 규모가 역사에 비해 그리 크지 않다는 점과  몇해 전 화재 소식을 접하고 안타까워 했는데 그 흔적은 전혀 찾아볼 수가 없다.

쌍계사에도 절 뒤로 2.5km 올라가면 불일암이 있어 들르고자 시도했으나 역시 다리 근육통으로 포기하고 쌍계사의 구석구석을 살폈다. 특히 불일암 오르는 길목의 자연관찰을 돕기 위해 상세한 안내문을 절 입구에 마련하여 찾는 이에게 도움이 되도록 친절한 배려가 있음에도 관찰하지 못한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리고 과거에는 산사를 찾으면 주변을 산책하는 정도였으나 요즘은 건축물의 구석구석 살피는 재미에 또다른 맛을 느끼게 된다.

         


쌍계사 입구 하동茶문화센터와 벚꽃축제를 알리는 애드벌룬


절 입구 쌍계1교에서 꽃단장중인 엿장수와 절을 찾은 수녀님.
쌍계사에서 여럿 수녀님을 만났다. 단체로 관광 오신 것 같다.


절입구 계곡에 걸친 자그마한 사장교. 세월을 읽게 한다.
위에 허름하고 자그마한 건물에는 목욕탕이라 쓰여있다.
옛날 부락민들께서 계곡물을 이용해 공중목욕탕을 운영하였던가 보다.


매표소를 지나 설치된 사찰 안내도
불일암까지 이르는 2.5km 길목에 자연생태 관찰 포인트를 설명해 두었다.
세심한 배려가 돋보인다.
사찰에서 입장료 받는 몫을 어느정도 한 것 같아 흐믓하다.


일주문 오르는 길목
도로변에는 초파일 준비로 연등을 내걸었다.


일주문 여러모습
일주문을 촬영하려 준비하는데
수녀님이 쑥스러운듯 얼른 모자를 쓰고 고개를 숙였다.
사진은 빛과 위치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엿보게 하는 재미가 있다.


일주문 지나 금강문 사이
고개를 돌려 작은 계곡주변에 담장과 대나무 숲이 운치있어 보인다.


사천왕문을 지나 석탑, 석등
역시 여러 각도에서 살펴 보았다.
석등 아래에는 득남득녀를 바라는 분의 간절함이 적힌 기와


사찰경내가 어디서 보아도 아름답다.


경내 설치한 연등모습을 다각도로 살펴 보았다.


고목나무 사이로 바라 본 사찰


청학루

이곳에서는 승려의 길에 들어선 분들이 수련하던 곳이라 한다.

당시 그분들은 어떠한 심정으로 고행의 길에 들어섰을까?
주변을 맴돌며 나의 나아갈 바를 생각한다.
이곳을 지나면서 불일암 오르는 산길이 시작된다.
작정하고 불일암으로 향했다.


높은 곳에서 바라 본 쌍계사

그러나 얼마 오르지 못하고 주저 앉았다.

발을 높이 쳐들 수가 없다.

걸터 앉아 쌍계사를 내려다 보는 것으로 만족했다.

잠시 땀을 식힌 후 돌아 내려와
다시  사찰 경내 이곳저곳 살피며 쉬엄쉬엄 걸었다.


쌍계사 주변에는 대나무 숲이 발달했다.
산중의 사찰은 어느 절을 가던 우리고유의 건축물 양식과 잘 어울린다.

특히, 고목과 대나무 숲에 둘러쌓인 쌍계사는

그 역사만큼 그윽한 향기를 뿜어내는 것 같아서 좋다.

사찰을 둘러보는데 그리 긴 시간이 소요되지는 않는다.

쌍계사를 떠나기전 유래는 살펴보고 가야겠다.

쌍계사의 유래

쌍계사(雙磎寺)는 신라 성덕왕 21년(722년) 대비(大悲), 삼법(三法) 두 화상께서 선종(禪宗)의 六祖이신 혜능스님의 정상을 모시고 귀국, "지리산 설리갈화처(雪裏葛花處 : 눈쌓인 계곡 칡꽃이 피어있는 곳)에 봉안하라"는 꿈의 계시를 받고 호랑이의 인도로 이 곳을 찾아 절을 지은 것이 유래가 되었다.

그 뒤 문성왕 2년(840년) 중국에서 선종의 법맥을 이어 귀국하신 혜소 진감(眞鑑)선사께서 퇴락한 삼법스님의 절터에 옥천사(玉泉寺)라는 대가람을 중창하시어 선의 가르침과 범패(梵唄)를 널리 보급하시었으니 후에 나라에서 "쌍계사"라는 사명을 내렸다. 그간에 벽암, 백암, 법훈, 만허, 용담, 고산스님의 중창을 거쳐 오늘에 이르는 동안 고색창연한 자태와 웅장한 모습을 자랑하고 있다.

쌍계사는 국보 1점(진감국사 대공탑비-국보47호), 보물 3점(대웅전-보물 500호, 쌍계사 부도-보물 380호, 팔상전 영산회상도-보물 925호) 의 국가지정 문화재와 일주문, 금강문, 천왕문, 청학루, 마애불, 명부전, 나한전 등의 많은 문화유산, 칠불암, 국사암등의 암자가 있으며, 조계종 25개 본사중 제13교구 본사이기도 하다.


  하동 여정 후기 

화개장터에 이틀을 머무르며 식사를 한 "화개장터 정육, 식당" 이다.
먹는 것에 그다지 까다롭지 않은 나에게 친절함은 다시찾고 싶은 곳이다.

특히, 주인장이신 칠순의 경상도 할머님은 든든하게 먹어야 한다고 공기밥을 덥석 가져다 주신다.  일정을 하루 연장하며 여유시간에 구례방면을 돌아보고 싶어 자전거가 아쉽다고 하니 손주놈 통학용 자전거를 내주신다.

기아변속이 고장나긴 했지만 나그네에게 선듯 내주신다. 나름 유용하게 이용했다.
내가 정육점 식당에서 혼자 먹을 수 있는 것은 김치찌게, 된장찌게 뿐이다 보니 이틀 머무르며 같은 식사를 하는 것도 염려스러우신가 보다. 같은 밥만 먹을게 아니라 다른 식당에서 다른 메뉴를 먹으라고 권하시기도 한다.

이틀째 저녁 삼겹살에 소주 한 잔 하고싶다고 하니 흔쾌히 손수 구워주신다.
보길도 여행중 삼겹살이 먹고싶어 식당을 찾았으나 3인분 이상이 아니면 안된다고 두 집에서 퇴짜맞은 생각이 난다.  혼자 여행다니다 보면 식사메뉴가 제한적이다.  인심 고약한 곳에서 혼자 식사하려면 취급하지 않는 경우가 있어 빵과 우유로 끼니를 때운 경우도 있었다.

식당에는 할머님의 친구분이 홀에서 함께 일 하시는데 연세차이가 무척 나는 것 같다고 했다.
주인 할머님이 약간 약이 오르신듯 하다. 일부러 그래 보았다.

떠나던 날, 언제 다시 올거냐고, 아내와 함께 오라고 하신다. 기약할 수는 없다.
그러나 기회가 있다면 내집같은 마음으로 다시찾고 싶은 곳이다.

부디, 두 분 할머님께서 깊은 우정 나누시며 오래오래 건강하시길 빌어드린다.

이식당은 화개터미널 옆에 있다.
전화는 055-883-3918


아래 모텔은 섬진강과 남도대교가 바라 보이는 낮은 언덕에 위치한다.
화개장터에서 하동쪽으로 500M 정도 내려가야 하지만 깔끔하고 전망이 좋다
화개 도착하던 날, 배낭도 맡길겸 도착하여 바로 숙박장소로 정했다.


아래는 "화개장터" 식당 할머님이 추천하신 식당겸 모텔이다.
쌍계사에서 내려오는 계곡 옆이고 "벚꽃십리길" 초입이다.
역시 깔끔하고  특히, 옥상 조망이 좋다.


쌍계사에서 "벚꽃십리길"로 가던 길에 만난 도로공사 상인이다.
옛물건 박물관이다.
구경하는 재미 솔솔하다.
어린시절을 생각나게 한다.


계속 ......(여정 마지막, 순천 낙양읍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