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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여행, 맛집 이야기

화개 "벚꽃십리길"에서..., - 함께하기에 아름다운 것들 -

(2010 남도여행 8)

함께하기에 아름다움을 더해주는 무리가 있다.
세상에는 홀로하기에 아름다운 것이 있고, 함께하기에 아름다운 것이 있다.
함께하기에 아름다운 것을 우리가 "군락(群落)"이라 이름지어 부르는 곳 들이다. 

벚꽃은 봄 소식을 전해주는 대표적인 꽃나무로서 우리나라 전역에서 쉽게 볼 수 있지만 "벚꽃놀이"라는 이름으로  무리지은 아름다움을 찾아 먼 길 마다않고 찾아 나선다.

구례 "산수유마을"을 찾는 것, 내장산 "단풍", 보성 "녹차밭"을 찾는 것도 "군락"의 아름다움 때문일게다.

화개의 "벚꽃십리길"을 포함하여 내가 찾았던 곳 들을 기억해 보면 "진해 군항제", 전남 보성 "대원사 길", 서울 여의도 "윤중로 길", 서울 남산 "산책로 길" 외에도 전국에 많이 산재해 있다.  옛날 어린시절에는 "창경궁 벚꽃놀이"가 유명했다.


이번 남도여행길에 들른 화개 "벚꽃십리길"은 여행일정을 연기하고 아침, 낮, 해질녘, 저녁 야경까지 지켜 보았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모습을 느끼며 자연의 아름다움에 흠뻑 취했다. 몸의 불편함도 지나칠 이유가 되지 못했다.  욕심 같아선 며칠 더 머무르며 바람결에 흩날리는 모습까지 지켜보고 싶었다.

자연의 "군락"뿐만 아니고 사람들이 모여사는 부락도 "군락"이라 한다.

사람들이 모여사는 부락에는 세상사는 인간의 아름다움이 있다.
이웃의 슬픔과 기쁨을 함께 나누며 살아가는 아름다움 이다.
부족한 것을 서로 나누며 부조(扶助)"라는 이름으로 상부상조하며 살아가는 아름다움 이다.

"인간은 사회성" 동물이라 했다.

홀로 살아갈 수 없음을 의미한다. 그러기에 인간군락을 이루며 상부상조하며 살아왔다.
그러나 부락이 도시화하며 얻는 것이 있다면 상실하는 아름다움이 있다.
이웃과 경쟁 속에 내 몰리며 쏟아지는 정보 속에 인간성을 상실해 가고 있다.

부디, 이웃의 존재가 소중함을 알며, 이웃과 함께하기에 "군락"을 이루고, 함께하기에 아름다움이 있음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실은 지난 주 토요일 친구 부친의 부고, 목요일 인천에서의 친구 49제, 어제 토요일, 경북 예천의 상가집에 다녀오며  차창 밖에 펼쳐지는 세상을 살펴보며 함께하는 세상을 생각했다.   


계곡에 홀로 고개내민 진달래도 아름답다.

험난한 절벽에 몸을 의지한 난초도 아름답다.
홀로 지새며 맑고 아름다운 향기를 남기고 가신 법정스님도 아름답다.

그러나 홀로하기 어려운 못난이들은 함께하는 아름다움을 지켰으면 좋겠다.

화개 "벚꽃십리길"을 정리하며 넋두리 부터 시작한다.

         



구례에서 19번 국도를 따라 하동에 접어들면
"당신은 지금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을 가고 있다"며  나그네를 반긴다.



화개장터 벚꽃축제를 알리는 아치



계곡 물살에 추위를 타는듯 아직 꽃을 피우지 못했다.



오전 "벚꽃십리길" 모습
도로도 아직 한산하고 벚꽃이 만개하지 않았다.



하동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녹차밭



동서로 흐르는 계곡 양지바른 곳으로 벚꽃들이 얼굴을 내밀고 꽃을 피운다.
계곡 곁에 봄의 화신 개나리와 함께 어울린다.



대나무 군락과도 잘 어울린다.
벚꽃은 무엇과도 어울리는 것 같다.



하동 "벚꽃십리길"에서 가장 으뜸이라 할 수 있는 구간이다.
도로 중앙이 양측으로 벌어지고 가운데로는 보행자 산책로를 조성해 놓았다.
때문에 벚꽃을 위아래에서 즐길 수 있다.
이곳에서 이리저리 오가며 흠뻑 취했다.



지나 온 쌍계사 방면을 돌아 보았다.
길따라 벚꽃이 숲을 이루고 있다.
이름하여 화개 "벚꽃십리길"이다.



고개를 살짝드니 벚꽃사이 지리산 자락엔 구름이 걸쳐 흐르고
맑은 하늘은 푸른색으로 채색되어 한폭의 그림같다.
누가 자연의 아름다움을 화폭에 담을 수 있을까?
사진만의 매력이다.



길거리 사진사에게 부탁했다.
내 얼굴이 많이 탓다. 코끝은 유난히 붉다.
모자 쓰기를 싫어하는 내탓이렸다.



이리저리 오가며 요리저리 둘러보기에 여념없다.



달리는 차량도 벚꽃사이로 숨어든다.



벚꽃사이로 멀리 "남도대교"가 모습을 들어낸다.
왜면하면 아쉬워 하는 듯하여
모습을 담았다.

         


오늘 오전엔 먼저 쌍계사에 올랐다.

내려 오는 길에 "벚꽃십리길"을 들러 오후에는 순천 "낙양읍성"으로 건너가 여정을 마무리 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벚꽃십리길"에서 만난 길거리 사진사 말에 의하면 야경도 무척 아름답다고 한다.  살펴보니 조명설비가 보인다.  망설이던 끝에 하루 연기하기로 작정했다.

오후 여유시간을 어떻게 보내는 것이 좋을까 고민하며 늦은 점심을 먹던 차에  어제 저녁부터 식사하는 식당 할머님께서 손주 자전거를 내어 주셨다.  그 자전거를 이용하여 당초여정에서 포기했던 구례-하동구간 일부를 돌아보기로 했다. 
잘하면 구례 "운조루" 까지 다녀올 수 있을 것 같았다.

도로에 나서 폐달을 밟고 잠시후 문제가 발견되었다. 자전거의 기어가 변속되지 않는다. 저속기어로 고정되어 내 능력으로는 어쩔 수가 없어 그대로 갈 수 밖에 없다. 잠시후 또다른 문제는 대형 트레일러 차량이 뒤에서 울리는 고약한 경적 소리이다. 바로 내 뒤에서 울리는 것이 다소 고의적이며, 위협적으로 느껴진다.  아무런 안전장구 없이 고장난 자전거로 좁은 19번 국도를 하이킹 하기에는 다소 무리인듯 싶다.


차량이 적은 건너편 861번 지방도로 건너 갈 수도 없는 구간이다. 계획을 수정하여 "운조루"는 포기하고 약 4km 정도구간을 쉬엄쉬엄 다녀오기로 했다. 



하동에서 고장난 자전거로 구례방면으로 길을 나섰다.
길가 곳곳, 벚꽃나무 사이로 매화가 고개 내민다.
특히, 홍매화는 하얀 벚꽃 사이에서 자태가 더욱 폼난다.



피아골 입구마을 노송사이에  홀로하는  벚꽃이 호소하듯 활짝 만개했다.
이곳에서 벚꽃은 객이다.



섬진강변 좌측 19번 국도와 우측 861번 지방도로의 벚꽃길



강변 어귀에 나란한 벚꽃나무
같은 벚꽃나무 이지만 수종이 다른 모양이다.
확연히 구별된다.
나는 이들을 "연인벚꽃"으로 칭하련다.



이름모를 빠알간 꽃이 숲사이에 숨어있다.
헤집고 들어가 반갑다고 인사 나누었다.



피아골에서 흘러오는 계곡물이 섬진강에 합류하는 지점이다.
도로에서 내려와 계곡물에 발을 담구었다.
여유를 즐겼다.



다시 화개로 돌아와 "벚꽃십리길" 야경을 준비하며 장터 주변을 둘러보던중 발견한 곳이다.
개나리와 벚꽃이 만개하여 사이좋게 나란히 하고 있다.

         

오후 늦은시간 다시 "벚꽃십리길"로 접어들었다.

조명이 켜지기 전 오후 6시가 다소 지날무렵 이다.
벚꽃이 오전가 다르게 많이 피었다.



벚꽃에 흥분한 나들이객의 사진사가 되어주며 어두워지기를 기다렸다.
예쁜 어린이에게는 간식으로 준비한 초커렛도 나눠주며
"김치"를 연발했다.

         

다시만난 길거리 오후 7시, 드디어 조명이 밝혀졌다.

화개의 식당들이 묻닫는 9시까지는  돌아가는 시간, 식사시간(반주포함)
감안하여 약 30~40분 이다. 
그 시간을 최대한 즐겨야 한다.사진사와 가벼운 인사도 나누었다.



벚꽃이 가장 아름다울 때를 말 하라고 하면
나는 단연코 바람결에 꽃잎이 흩날릴 때라 말하고 싶다.

토요일 하동에 올 때만 해도 꽃봉우리가 터지지 않았다.

그날 부터 만개한 오늘까지 지켜보며 꽃잎이 흩날리는 모습까지 지켜보고 싶었다.
그러나 돌아가야 하는 아쉬움을 간직한채 식당으로 발길을 돌렸다.

지금쯤, 벚꽃이 흩날리겠지.......



삼겹살에 소주 한 잔 (사실은 소+맥) 마시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
오늘도 어김없이 "남도대교"는 아름다움을 연출한다.

         


계속....(다시찾은 쌍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