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6월,
나는 두 번에 나누어 연천의 길을 걸었다.
그 길은 "DMZ 평화의길 13코스", "연강나룻길"이라 불리는 길.
분단의 아픔과 평화의 염원이 교차하는 땅을 밟으며,
나는 묻고 또 대답했다. 이 길이 왜 이토록 조용한지를.
☀첫째 날 (6월 14일)--------
"군남홍수조절댐"에서 신망리역까지, 14.8km
새벽, 도시의 소음을 등지고 연천으로 향했다.
연천역에서 55번 시골버스를 타고 선곡리 회관 앞에서 내리자,
조용한 들녘 사이로 이어지는 길이 군남댐까지 나를 이끌었다.
70여 년 서울 도심에서 살아온 나는
농촌길을 걸으면 마음이 차분해 진다.
그래서 또 찾는 길이다.
"군남홍수조절댐".
북쪽 황강댐의 무단 방류를 막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이제는 고요한 강물 아래로 여전히 긴장이 흐르고 있다.




"두루미테마파크".
겨울이 되면 두루미가 날아든다는 이야기의 터전.
이곳에서 평화를 이야기하는 건 참 아이러니하면서도 절실하다.
산을 타듯 능선을 따라오르자,
주변엔 율무밭이 펼쳐지고, 마을은 보이지 않는다.
그 고요함 속에서 나는 깊은 숨을 들이켰다.
"연강 전망대"에 이르러, 발아래 멀리 펼쳐진 임진강과 북녘의 산야를 바라본다.
멀리서도 느껴지는 그 땅의 정적이 나를 멈추게 했다.












잠시 길을 벗어나 들른 "개안마루".
그 이름은 "눈이 트이는 언덕"
또는 "장님이 눈을 떳다"라는 뜻을 가졌다고 한다.
"겸재 정선"이 풍류를 즐기며 그림을 그렸던 바로 그 자리.
물길이 굽이도는 그곳에서
나는 과거의 선비와 오늘의 나 사이에 흐르는 시간을 느꼈다.






시간이 흐르고, 발걸음은 "옥녀봉" 아래를 지나
"평화누리길 어울림센터"에 닿았다.
그곳에서 받은 시원한 커피 한 잔과 에어컨 바람은
무더운 여정 속의 작은 낙원이었다.






다시 걷기를 시작해 신망리역에 도착했을 즈음,
나는 멈춰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무더위에 지친 탓이다.
오늘은 여기까지.
남은 길은 다음에 다시 걷기로 한다.
그러나 신망리역 주변은 천천히 둘러보았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마을 풍경이다.











🌿 둘째 날 (6월 22일)--------
"옥녀봉"과 "그리팅맨", 차탄천 따라 대광리역까지
지난번 지나친 옥녀봉을 그냥 지나칠 수는 없었다.
그래서 이틀째 되는 날, 다시 연천을 찾았다.
"옥녀봉".
사방으로 산야가 펼쳐졌고
군남댐으로 임진강이 굽이굽이 흐른다.
해발 205m의 이 봉우리는 삼국시대부터 한국전쟁까지 군사적 요충지였고,
이제는 고요한 평화를 상징하는 예술 조형물이 자리하고 있다.
"그리팅맨".
15도 고개를 숙인 남자의 형상.
작가는 말없이 고개를 숙이는 동작에
‘배려’, ‘존중’, 그리고 ‘평화’를 담았다 한다.
북쪽을 향해 인사하는 그 조각을 마주하자,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서로를 이해하려는 그 자세. 얼마나 간절하고 또 깊은가.










옥계3리에서 신망리역까지는 버스로,
그리고 신망리역에서 차탄천 뚝길을 따라 대광리역까지 다시 걷는다.
이 구간은 13구간이 이어지는 길이다.
강 따라 흐르는 물결,
낚싯대를 드리운 사람들,
물놀이에 웃음 짓는 아이들.
적막한 농촌의 들녘
이 모든 풍경이 평화였다.
무거운 역사가 깃든 땅이지만, 그 위에 피어난 삶은 여전히 밝았다.








🍂 임진강변의 연강나룻길, 그 찬란한 고요 --------
이틀에 걸쳐 28.2km를 걸었다.
시간은 13시간 35분.
단순한 기록 이상의 의미가 그 길 위에 남았다.
나는 이 길을 걷는 동안 수없이 질문했다.
전쟁은 왜 일어나야 했고,
평화는 왜 이렇게 더딘 걸음을 걷는지.
그러나 차탄천 위를 흐르던 바람과
"옥녀봉" 정상에서 만난 인사하는 남자는
말없이 답을 건넸다.
“그래도, 황소생각은 계속 걸어야 한다.”








<참고사항>
□ DMZ 평화의길 13 트레킹 코스 참고기록
- 코스의 특징 : DMZ 인근의 뛰어난 생태, 문화, 역사의 자취를 살피며 걷는 트레킹 코스
- 두루누비 코스안내 : 길이 19.8km, 소요시간 7시간 30분, 난이도 어려움
- 황소생각의 완주기록 : 거리 28.2km, 소요시간 2일, 13시간 35분
- 코스경로 : 군남홍수조절댐, 두루미테마파크 → 산능선 전망대 → 연강 전망대 → 개안마루 → 옥녀봉과 “그리팅맨(조형물)” (코스 밖, 약 400m) → 연천 로하스파크, 평화누리길 어울림센터 → 옥계마을 → 신망리역 → 차탄천 뚝길 → 대광리역
- 군남댐 접근방법 : 연천역앞 건너편에서 55번 버스 09:35 출발, 선곡리 회관 하차, 군남댐까지 도보 800m 이동
- 트레킹 1일차 구간 (6월 14일) : 무더위로 완주 포기 군남홍수조절댐, 두루미테마파크 → 산능선 전망대 → 연강 전망대 → 개안마루 → 연천 로하스파크, 평화누리길 어울림센터(점심) → 옥계마을 → 신망리역까지 14.8km, 07:30분
- 트레킹 2일차 구간 (6월 21일) : 옥계3리 마을 → 연천 로하스파크, 평화누리길 어울림센터 → 옥녀봉과 “그리팅맨(조형물)” (코스 밖, 약 800m) → 연천 로하스파크, 평화누리길 어울림센터 → 옥계마을 → (3.6km, 12:05 버스 이동) → 신망리역(점심) → 차탄천 뚝길 → 대광리역까지 16.8km, 06:05 시간
□ 대중교통
※ 연천역앞 건너편 55번 버스 출발 ⇒ 옥계3리 마을회관 ⇒ 선곡리 회관 하차 노선 55번(이동시간 약 15분 소요)
※ 연천역앞 출발시간 : 06:05, 07:25, 08:35, 09:35, 11:30, 12:30, 14:40, 15:35, 17:30, 18:25.......
※ 옥계3리 마을회관에서 연천역 방향 출발시간 : 05:45, 07:00, 08:05, 09:10, 11:05, 12:05, 14:15, 15:05, 17:00.....
※ 대광리역 출발 ⇒ 신망리역 경유 ⇒ 연천역 앞 도착, 버스 운행 (하루 50회 운행, 약 15~20분 배차간격)
🔑 주요 키워드
• DMZ 평화의길 13코스 후기
• 연강나룻길 풍경
• 그리팅맨 조형물 의미
• 옥녀봉 등산 코스
• 군남홍수조절댐 방문
• 두루미테마파크 둘러보기
• 신망리역 역사
• 차탄천 뚝길 걷기
• 연천 트레킹 추천
• 분단과 평화가 공존하는 길
• 황소생각의 트레킹코스
• 개안마루
• 겸재 정선
• 임진강
• 율무밭
• 연천 대광리역
'나의 여행, 맛집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 봉대산을 넘어 일광해변으로, 해파랑길 3코스 1일차 기록 (2) | 2025.11.10 |
|---|---|
| 💚 해파랑길 5코스 완주기 (4) | 2025.11.06 |
| DMZ 평화의길 15-1코스, 철원의 비극을 걷고 평화를 느끼다 (22) | 2025.06.24 |
| 🍃 DMZ 평화의길 14코스, 잊힌 선로 위에 되살아나는 시간의 숨결 (6) | 2025.06.12 |
| 황소생각의 일지 – DMZ 평화의길 1코스, 철책을 따라 걷는 분단의 시간 (8) | 2025.06.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