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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수유 마을의 봄과 섬진강 탐색 (2010 남도여행 포스트 5) "위아래 찬찬이 보세요. 위에는 점차 색이 흐려지고 아래는 점차 선명해 지거든요." 산수유 마을 입구에서 만난 소년의 말이다. 바로 이해되지 않았다. 이어서 "산수유 축제 때가 꽃색깔이 가장 예뻐요. 이제 축제기간이 지났고 색이 점차 옅어져요. 그러나 개나리가 예쁘게 피고 있어요." 아하!, 소년은 마을 입구 오르막 길가 산수유 아래 노랗게 핀 개나리 꽃과 산수유의 어우러짐을 함께 느끼라는 이야기 이다. 자연과 함께 살아 온 시골 소년의 맑고 고운 마음이다. 자연을 읽을 줄 안다. 도시 소년들에게서 읽을 수 없는 마음이다. 아니, 도시인에게서 느낄 수 없는 향기이다. 내가 여행하며 현지인과 자주 대화를 하려는 이유가 도시인에게서 느낄 수 없는 정취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더보기
선암사와 600년 선암매(仙巖梅) (2010 남도여행 포스트 4) 약 5kg 정도의 배낭을 메고 조계산을 넘었지만 선암사에 당도 했을 때는 다소 지친 상태다. 하여, 보다 꼼꼼이 살펴보지 못했고, 차밭과 다원등을 들러 차 한잔 하지못한 아쉬움이 남는다. 먼저, 결론부터 시작하자면 처음으로 선암사를 찾은 나에게, 다른 사찰과는 특이한 점이 몇가지 눈에 띈다. 첫째, 사찰 건축물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오래된 고택(古宅)의 냄새를 풍긴다는 점이다. 말미에 선암사의 유래를 덧붙이겠지만 유독 수차례의 대형화재를 겪은 탓인지 전각들 대부분이 전면 증축되거나 개축되지 않고 보수가 필요한 부분들만 조금씩 손보아지며 가꾸어진 덕택에 다른 절들과는 확연히 다른 격조와 고풍스러움을 지니고 있다. 대부분 건축물의 처마, 기둥과 보에 채색되지 않았고 외벽도.. 더보기
송광사에서 선암사 가는 길, 조계산 자락 (2010 남도여행 포스트 3) 먼저, 曹溪山 이름의 내역을 살펴본다. 조계산이란 이름은 송광사와 선암사에 의해 태어났다. "송광사지"에 의하면 고려 희종 4년(1209)에 어릴 적부터 존경하던 보조국사가 옛 길상사 터(지금의 송광사)에 수선사를 세우고 승풍쇄신 운동인 정혜결사를 펼친다는 보고를 받으시고 기뻐하여 "조계산 수선사"라는 편액을 내리고 널리 찬양하였으므로 이때부터 조계산으로 부르게 되었다고 전한다. 한편 1921년에 세운 "선암사 사적비"에는 고려 고종때 대각국사가 중창하고 산의 이름을 조계산으로 바꾸고.... 라는 기록도 있다. 아무튼 문헌으로 보아 조계산이 되기 이전에는 선암사측 주봉인 장군봉은 청량산, 송광사측의 효령봉(연산봉)은 송광산이란 각각의 이름으로 불린 것이 사실이며 두 사찰과.. 더보기
시련의 구름위엔 희망의 태양이 있다 살며 생각하며 역대 마라톤 선수 중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사람은 에티오피아의 ‘맨발의 왕자’ 비킬라 아베베입니다. 1960년 로마 올림픽에서 에티오피아 국기를 달고 한때 적국이었던 로마의 돌 블럭을 맨발로 달려 영광의 금메달을 획득했던 그는 그다음 올림픽인 64년 동경 올림픽에서도 2시간 12분11초2라는 당시 세계 최고기록으로 또다시 금메달을 거머쥐고 대망의 올림픽 마라톤 2연패를 달성했습니다. 그러나 아베베가 ‘영웅’으로 불리는 것은 단지 올림픽 2연패를 달성했기 때문도, 세계기록을 세웠기 때문도 아니라, 그가 희망을 놓지 않는 불굴의 정신을 지닌 사람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그의 화려한 경력은 우연한 사고로 중단되고 말았습니다. 68년 비 내리는 어느 날, 평소처럼 훈련을 마친 아베베가 차를 타고 귀.. 더보기
또다른 발견, 송광사 여행 (2010 남도여행 포스트 2) 이번 여행길에 다시찾은 송광사에서는 다른 모습을 보았다. 행운도 따랐고, 궁금증도 풀었다. 지난 법정스님의 다비식에 처음찾은 송광사에서는 웅장하고 아름다움에 매료되었다. 그때 구석구석 둘러보지 못한 아쉬움을 남기고 떠나왔던터라 이번에는 구석구석 살펴 볼 요량이었다. 다시찾아 보니 지난 번에 일부를 제외하고 모두 둘러 보았다. 그러나 불일암에서 법정스님의 향기를 느끼며 접어든 송광사에서 다른 모습을 발견했다. 곡선!, 굴곡! 대자연의 참모습이다. 해와 달도 둥글다. 흘러가는 구름도 곡선이다. 흐르는 강물도 굽이굽이 흐른다. 능선도 곡선이다. 모든 살아있는 모든 생명체도 곡선이다. 곡선에는 아름다움과 부드러움이 있다. 등산길도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도 있어야 수월하지 않은가?.. 더보기